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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쓸쓸한 대춘부<待春賦·봄을 기다리는 시>

폭설과 한파가 한반도를 한바탕 휩쓸고 갔지만 산골짜기나 개울가 응달에는 여전히 잔설이 혹한의 꼬리를 잡고 추위를 흩뿌리고 있네.     입춘은 진작에 지났는데 동장군의 미련은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가. 꽃샘 추위는 아직 음지에 숨어 때를 노리고 있어서 거리에는 코트 자락을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는 모습들이 시야를 채우네.   그러나 너나없이 포근한 봄바람과 따듯한 햇볕, 파릇한 생명력을 기다리고 있고, 겨울은 어차피 밀려갈 태세이니, 봄은 필경 잰걸음으로 가까이 오고 있겠지. 땅 밑에서는 생명의 싹이 꼬물거릴 터이고, 나무 가지도 움을 틔울 준비로 소리없이 바쁘겠지.   싱그러운 희망의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강추위에 떨던 민초들이 봄기운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줄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의 터전이고 위로인 산과 하천, 뜰은 촉촉하게 녹을 기색이 없네.     꽁꽁 얼어붙고 찢어진 세상은 다시 힘차게 일어설 실마리를 풀 수 있을까. 정치인들과 그에 부화뇌동하는 부류들이 빚어놓은 대치와 혼란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인데, 그 분열과 추락을 멈출 해빙이 아득하니 뜻있는 이들이 마음을 졸이는 소리가 아련히 들리네.     포근한 화해의 조짐도 가물거리고, 추상같은 법의 기세도 물렁거리니 이대로라면 알고 모르게 스며들 국운의 쇠락을 막지 못할 진데 새 풀 옷을 입은 봄 처녀도, 말 탄 패기의 기수도 보이지 않는다는 탄식이지.   올해 경제성장률은 1.6%~1.7%(한국은행) 추락이 예상되고, 근근한 살림살이에서도 깊은 한숨소리가 들리고 있지. 트럼프 정권에 의한 국가 이기주의로 안보와 외교, 경제도 몰려올 강한 외풍에 잔뜩 주눅이 들어있지 않은가.   인류의 문명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AI 혁명이 바짝 다가왔음에도 중국은 세계 AI 인재의 47%까지 키웠다는데 한국은 고작 2%라니. 중국이 AI 관련 대학 학과를 2000개 신설할 동안 한국은 의료대란에 매몰돼 잠자고 있었으니 추위는 더욱 차갑게 옷소매를 파고드네.     국가가 처한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정권과 정파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있고, 국민은 정치를 따라 둘로 갈라져서 바람처럼 몰려다니며 증오와 닭싸움만 일삼고 있으니 이대로 가면 나라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우려의 소리가 아프게 들리네.   녹아라 강토여! 칼날 같던 삭풍은 북쪽 너머 너의 고장으로 돌아가 버리고, 미래를 꽃피울 봄이여 어서 오라.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로 이 나라가 다시 깨어나 빛나도록!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열린광장 꽃샘 추위 국가 이기주의 트럼프 정권

2025-02-18

‘트럼프 어게인’에 한인들 신분 걱정

#. 미국 이민 15년 차 A씨는 최근 시민권 인터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시민권자로 큰 불편함 없이 살았는데, 앞으로 이민정책이 강화되면 출입국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린다.   #. H-1B 비자 소유자 B씨는 급히 이직할 회사를 찾고 있다. 재직 중인 회사에서 영주권 신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대통령선거 이후엔 영주권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연봉을 조금 깎더라도 영주권이 보장되는 회사로 옮길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인들의 신분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과거 행정명령으로 시행한 영주권·취업비자 중단 등의 ‘반이민 정책’이 재현될 수 있어서다.   최근 그가 쏟아낸 수위 높은 이민자 혐오발언도 불안감을 부추긴다. “이민자들이 미국 피를 오염시켰다”거나 “불법 이민으로 대형 테러가 100% 발생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통해 강한 이민 제한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A씨는 “한국 재산 처분이 골치 아프고 가족들이 한국에 있어서 언젠가는 한국에 거주할 생각이었다”면서도 “1년에도 수차례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데 출입국부터 까다로워지면 시민권을 따는 게 낫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불안한 분위기 조성엔 트럼프 정권을 겪은 한인들의 경험담도 한몫한다. 영주권자 C씨는 주변 젊은 한인들에게 영주권 취득을 서두르라고 권유한다. 과거 영주권 절차가 중단돼 막막했던 자신의 경험이 떠올라서다.   C씨는 “당시 하루아침에 영주권 절차가 중단되더니 그 다음엔 소득 기준 등이 확 까다로워졌다”며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도 전에 다 바뀌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우려가 시민권·영주권 신청 러시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전망됐던 2016년 초에는 시민권 신청이 폭증하고, 결혼 영주권 신청을 위해 결혼까지 앞당기는 사례가 많았다.   전문가들도 당장 우려할 것은 없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은 대부분 위헌의 소지가 있고, 그마저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한인에게 불이익을 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민법 전문 송주연 변호사는 “2016년 대선의 경우 이맘때쯤 시민권 신청이 폭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그때처럼 문의가 많진 않다”며 “지난 정권을 통해 한인사회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매일 아침 정책이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 신청 가능한 분들은 서두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하은 기자트럼프 어게인 트럼프 대통령 신분 걱정 트럼프 정권

2024-01-21

‘트럼프 어게인’ 걱정에 한인들 발동동

#. 미국 이민 15년 차 A씨는 최근 시민권 인터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시민권자로 큰 불편함 없이 살았는데, 앞으로 이민정책이 강화되면 출입국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린다.   #. H-1B 비자 소유자 B씨는 급히 이직할 회사를 찾고 있다. 재직 중인 회사에서 영주권 신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대통령선거 이후엔 영주권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연봉을 조금 깎더라도 영주권이 보장되는 회사로 옮길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인들의 신분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과거 행정명령으로 시행한 영주권·취업비자 중단 등의 ‘반이민 정책’이 재현될 수 있어서다.   최근 그가 쏟아낸 수위 높은 이민자 혐오발언도 불안감을 부추긴다. “이민자들이 미국 피를 오염시켰다”거나 “불법 이민으로 대형 테러가 100% 발생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통해 강한 이민 제한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A씨는 “한국 재산 처분이 골치 아프고 가족들이 한국에 있어서 언젠가는 한국에 거주할 생각이었다”면서도 “1년에도 수차례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데 출입국부터 까다로워지면 시민권을 따는 게 낫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불안한 분위기 조성엔 트럼프 정권을 겪은 한인들의 경험담도 한몫한다. 영주권자 C씨는 주변 젊은 한인들에게 영주권 취득을 서두르라고 권유한다. 과거 영주권 절차가 중단돼 막막했던 자신의 경험이 떠올라서다.   C씨는 “당시 하루아침에 영주권 절차가 중단되더니 그다음엔 소득 기준 등이 확 까다로워졌다”며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도 전에 다 바뀌어버리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우려가 시민권·영주권 신청 러시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전망됐던 2016년 초에는 시민권 신청이 폭증하고, 결혼 영주권 신청을 위해 결혼까지 앞당기는 사례가 많았다.   전문가들도 당장 우려할 것은 없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은 대부분 위헌의 소지가 있고, 그마저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한인에게 불이익을 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민법 전문 송주연 변호사는 “2016년 대선의 경우 이맘때쯤 시민권 신청이 폭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그때처럼 문의가 많진 않다”며 “지난 정권을 통해 한인사회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매일 아침 정책이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 신청 가능한 분들은 서두르는 게 좋다”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지금 절차가 쉬운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하은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어게인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정권 영주권 신청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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